CS 라이프

이번에도 힘들었던 인턴십 구하기 여정 - 합격 & 그 후

트리피샌프란 2024. 3. 22. 15:24

그렇게 Referral에 콜드 콜에 커피챗에 네트워킹에.... 온갖 애를 쓰며 인턴십 지원을 했지만 결국은 그 모든 것에 해당하지 않는 정통 방식으로 지원(LinkedIn or Handshake 기억이 안남;)해서 합격을 받았다.
 

합격 이메일

대략 이 회사의 타임라인을 정리하자면,
 

1/31지원 
2/51차 인터뷰 Invitation날짜 선택 가능
2/141차 인터뷰 
2/232차 인터뷰 Invitation날짜 선택 불가능, 오전/오후 선택 가능
3/72차 인터뷰 
3/8최종 합격 

 
정리하면서 깨달았는데 최종 합격까지 한 달 넘게 걸렸구나...?
그나마 불행인지 다행인지 인터뷰를 준비하는 한 달 동안 아무런... OA를 받지 못했다는 것.....?
덕분에 이 인터뷰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1차 준비 & 인터뷰

우선 1차 인터뷰 준비를 위해 9일 정도 시간이 있어서 최대한 LeetCode를 많이 풀었다. 보통 1차는 테크니컬이니까 일주일에 10개 넘게 풀자라는 마인드로 틈틈히 풀었다. 회사 홈페이지에도 인턴 프로세스에 Technical이라고 명시를 해뒀기 때문에 Tell me about yourself, Why XXX? 두 개만 준비하고 테크니컬 인터뷰에만 집중했다.
Interview NDA에 싸인을해서 어떤 문제가 나왔는지 쓸 순 없지만.... 딱히 LeetCode가 도움 되었다고는... 못할 문제이긴 했다 ㅋ_ㅋ
 
1차 인터뷰 날짜가 마침 발렌타인 데이라 친구들이랑 Red Lobsters가서 랍스타+스테이크 맛있게 먹고 왔다. 마침 수요일 할인하는 날이라 $23 내고 먹었던 듯?

오래간만에 한 끼 양이 알맞은 식사였다

 
그때도 친구들한테 이야기했는데 '나는 이번 인터뷰에서 떨어진다면 저 사람은 내 관상이 마음에 안든거다'라고 말했다.
그정도로 솔직히 어떤 기준으로 합불 여부가 결정되는지 감이 오지 않았던 1차 인터뷰였다.


2차(최종) 인터뷰 & 준비 

나의 관상이 마음에 드셨는지 일주일 뒤에 합격 메일을 받았다.
1차 합격 및 2차 인터뷰 안내 메일에서 뭔가 특이점이 있었다면 너무 메일이 길었다는 점...?
최종 인터뷰 날짜도 픽스가 되어 있고 인터뷰를 보지 않을 거면 제발 빨리 말해달라고 써놓은 점, 인턴십에 관해 굉장히 상세한 내용을 적어놓은 점, 인턴의 최종 목표는 채용을 위한다는 점과 리턴 오퍼에 대한 내용을 두 줄이나 넣어놓았다는 점에서 되게 벌써 합격한 것 같은 김칫국을 씨게 마시게 하는 인터뷰 인비였다.
 
이것과 별개로 또 다른 Zoom Invitation 이메일도 한 통 더왔는데 거기엔 Hacker Rank CodePair 링크, 담당 HR 매니저의 이름과 개인 전화 번호(?), 인터뷰 후 합격 통보 날짜까지 모두 적혀있었다. 솔직히 이 부분은 나중에 보였고 제일 처음 눈에 들어왔던 것은 최종 인터뷰가 3라운드로 되어 있다는 점이 너무나도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1차는 관상이었다 쳐도 2차에 3명이나 본다고...? 그것도 45분씩이나...?
이 인비테이션을 보고 나는 최대한 이 회사와 관련된 사람들, 최종 인터뷰에 관한 정보 수집을 위해 인맥을 총동원하기 시작했다.


도와주세요 교수님..!

우리 학교에는 한국인 교수님이 한 분 계시다. 지난 학기 수업도 교수님 수업도 너무 재밌게 들었어서 방학도 끝났겠다 오래간만에 인사도 드릴 겸 교수님을 찾아갔다. 교수님께 이러이러한 회사에서 최종 인터뷰를 보려고 하는데 혹시 팁을 얻을 수 있을까 싶어 찾아뵙고 수다를 떨다 왔다.
내가 가장 중점적으로 여쭤봤던 건,
1. Site Reliability Engineer의 비전
2. 최종 인터뷰 팁
이렇게 두 개 였다.
 
1에 대한 답변으로는, 현재 시장 상황이 너무 안좋고 교수님께서 겪으셨던 닷컴 버블 때를 떠올리게 한다고 하셨다. 이리저리 들리는 이야기로 정말 지금 인턴십을 구하기가 힘들구나, Lay-off가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하셨다. 특히나 F1 비자를 갖고 있는 나로서는 지금 어떠한 기회라도 잡는 것이 현명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Site Reliability Engineer로 입사를 한 후 열심히 실력을 쌓아서 다른 쪽으로 얼마든지 나갈 수 있다고 하셨다. 따지고 보면 잘 돌아가면 당연한 것이고 오류가 생기면 줘 터지는 직군이다 보니 승진에 있어서 약간은 불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누어 주셨다.
 
2에 대한 답변으로는, 1차 인터뷰 내용, Job Description, 2차 인터뷰 인비를 보시고는 '밥 잘먹고 잠 잘자는게 좋겠다'라고 하셨다(ㅋㅋ). 교수님께서 생각하시기엔 정말 "인턴"을 뽑는 것 같다고 기본적인 거, 나의 레쥬메 기반 영어로 스토리 잘 풀어내기, Behavior 잘 준비하기와 같이 기본을 잘 하면 될 것 같다고 하셨다. 나는 당장 Terraform이라도 해야하나, TCP/IP부터 네트워킹 이론을 다시 훑어야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해주시고 나니 뭔가 준비 방향이 잡힌 것 같았다.
 
그렇게 갈피를 못잡던 최종 인터뷰 준비에 있어서 다시 한 번 힘내서 준비해보잔 마음으로 결의를 다지게 되었다.


링크드인 콜드콜, 커피챗, 다시 또 LeetCode, HackerRank, 회사 Glassdoor, Reddit 뒤지기 등등 일주일을 꼬박 준비해서 최종인터뷰를 준비한 결과 3시간 20분의 탈탈 털리는 시간을 맞이했다.
 
또 NDA 때문에 자세히 쓸 수는 없지만 자신감 100으로 시작해서 0로 떨어지는 상태로 인터뷰를 끝마쳤다. 인터뷰를 마치자 마자 보스턴에서 친구가 놀러와 친구를 만났다. 친구가 인터뷰 어땠냐 물었는데 나의 대답은 '솔직히 느낌이 나쁘지 않다'였다. 자신감은 0으로 떨어졌지만 뭔가 인터뷰를 다시 생각해보면 다들 꽤 괜찮게 반응을 했던 느낌이었다.
 
그렇게 저녁에 또 Sotto Mare가서 밥 맛있게 먹었다.


다음 날 오후, 룸메랑 도란도란 떠들고 있는데 갑자기 이메일이 왔다.

Yay!

정말 너무 기뻐서 사촌 언니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이 사실을 알렸다.
8개월 간의 대장정이 이렇게 막을 내리는구나.
나쁘지 않은 hourly pay, 우리 집에서 나름 가까운 San Jose에 심지어 relocation stipend까지 준다니!
 
정말 아무도 모르는 회사지만 나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B2B 회사였기에 full-time offer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회사 웹사이트에도, 최종 합격 이메일에서도 full-time offer에 대한 내용을 여러번 강조했기에 인턴십을 잘 해내면 Bay Area에 정착할 수 있는 주춧돌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최종 합격 이메일을 받아들고 쏟아지는 햇살에 North Beach 바다를 바라보며 신나게 놀다가 친구 홈파티도 다녀왔다.

최종 합격 받고 North Beach 벤치 앉아서 표정은 환히 웃고 있음

 
그렇게 큰 산을 하나 넘기고 다시금 미국에서의 내 인생을 생각해 본다.
그리고 참 운이 좋았구나 또 생각해본다.
될 거라고 스스로 믿었고 그래도 해냈구나 칭찬도 해본다.
 
이 하나의 합격이 어찌나 간절했던지... 
이 하나로 정말 수많은 가능성을 생각하게 되었고 나의 미래를 새롭게 그려본다.
 
합격 이메일에 최대한 빠르게 답장하고 일 잘하는 HR 덕분에 벌써 CPT 신청에 여름 계절 학기 신청까지 완료했다.
HR 보면 회사가 보인다는데, 벌써 7월에 시애틀 본사에서 열릴 Intern Week가 너무 기다려진다!
 
누군가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회사일지언정 나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회사에 감사함을 느낀다.
5월 말부터 또 어떤 삶이 펼쳐질지 궁금하고 또 설레는 마음으로 봄 학기 마무리를 잘 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