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타임 오퍼에 싸인하고 나서 연봉 재협상이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재협상을 하지 않았다.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이었으므로 나의 생각 흐름을 남겨놔야겠다.
간단 타임라인 (👩💻: A 회사, ⌨️ : B 회사)
- 08/09/2024 👩💻인턴십 종료 (최종 평가에서 풀타임 전환 여부 확정 났었음)
- 09/26/2024 👩💻풀타임 패키지 도착, 10/31까지 싸인 완료할 것
- 10/15/2024 👩💻풀타임 오퍼 싸인
- 11/20/2024 ⌨️ 인턴십 오퍼
- 11/25/2024 ⌨️ 인턴십 싸인
- 12/18/2024 ⌨️ 풀타임 구두 오퍼
- 12/22/2024 ⌨️ 패키지 도착
- 01/02/2025 ⌨️ 풀타임 거절
인턴십 오퍼에 싸인한지 채 한 달이 되기도 전에 ⌨️ 회사는 나에게 풀타임 오퍼를 주었다.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아하니 캡스톤 프로젝트를 했던 모든 친구들에게 인턴십 오퍼를 주었고 그 중 한 명이 매니저에게 다음 학기에 더 열심히 하기 위해서는 풀타임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설득을 해서 일찍 풀타임이 나왔다고 했다.
두 회사를 놓고 보았을 때, 장단점이 너무 뚜렷했기에 정말 다방면으로 놓고 고민했어야했다.
A 회사
💵 돈
- B 회사 보다 베이스가 10k 낮음
- Sign-in on bonus
- Relocation Stipend
- 연봉의 10% 매년 보너스
- 회사 주식 (RSU)
- H1B 비자 및 Green card에 대한 계약 조항
📋 업무
- Site Reliability Engineering
- 티켓팅 베이스 업무 (-)
- 약간은 공무원 같은 조직 (-)
🏢 회사
- 규모 6500명 정도의 글로벌 회사
- 시애틀 본사가 화려함
- HR이 일을 잘함
B 회사
💵 돈
- A 회사보다 베이스 10k 높음
- 스톡옵션 매년 5,000개씩
📋 업무
- Software Engineer
- 프로젝트 베이스 업무
- 요즘에 핫한 Prompt Engineering
- 회사에서 진행하는 신사업 투입 <- 그만큼 리스크도 있음
🏢 회사
- 350명 정도 규모의 스타트업
- 태국, 인도, 미국에 오피스가 있음
- 대부분 신입 채용을 학교를 통해 하므로(교수님이 Chief Scientist) 동문이 많음
- 스타트업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되게 옹기종기 으쌰으쌰 일하는 느낌이 있음
이렇게 장단점이 분명한 회사 둘을 놓고보니 어느 한 곳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A 회사는 안정성 측면에서 외국인에게 달콤한 선택지로 다가왔지만 B 회사를 통해 요즘 핫한 기술을 쓸 수 있다는 점이 무시못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빠르게 바뀌는 시대에 SRE는 어떻게 보면 개발자들의 백오피스 느낌이 없잖아 있기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거나 승진해서 쭉쭉 올라가는 그런 업무는 아니다. 부모님은 늘 시장이 더 큰 업무를 하라고 하셨지만 SRE 시장이 그렇다고 좁다고는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 중요성이 나중에 더 커질 수도 있다는 믿음이 마음 한 켠에 있어서 이 분야를 좀 더 파보고 싶단 생각이 들어 별다른 구직 활동을 하지 않은 가을학기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제목에서도 언급했듯,
이미 오퍼에 싸인한 경우에 재협상을 할 수 있는가?
였다.
처음에 들었던 생각은, 카운터 오퍼를 손에 쥐었는데 협상을 다시 해도 되지 않나?였다. 최대한 주변에 인맥을 활용하여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2주 동안 대략 10-15명 정도의 의견을 들었던 것 같은데 가장 주된 의견은 다음과 같다.
- 재협상을 못하는 건 아닌데 A 회사 오퍼를 잃을 각오를 해라.
- 이미 싸인한 오퍼를 없애진 않겠지만 Starting date를 차일피일 미루는 식으로 스트레스 받을 수도 있다.
- 지금은 Employer > Employee 마켓이다.
- Entry level은 더더욱 잡 구하기 힘들다.
이렇게 사람이 몇 개월만에 자만해 질 수도 있구나 깨달은 2주였다. 그렇게 간절하게 원하던 1승이었는데 더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 같았다. 만약 내 손에 두 개의 오퍼가 주어져서 서로 경쟁을 붙이는 건 다른 이야기겠지만 어찌됐든 A 회사와 고용 계약서를 쓴, 약속을 맺은 상태였는데 그럴 다시 깨겠다며 들이미는 것도 상도덕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결국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B 회사에 싸인은 하지않겠다 이메일을 보내고 이 상황을 마무리했다.
뭔가 풀타임 거절을 하고도 인턴으로 4개월을 일 해야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긴 했지만 끝이 있는 인연이 어쩌면 괜찮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어느덧 2주 남짓밖에 남지 않은 겨울 방학이지만 더더욱 아무 것도 안하는 시간 막쓰는 날을 보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