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ion National Park 트레일 중에는 Lottery에 당첨되어야지만 오를 수 있는 코스가 있다. 처음에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요런 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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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게 뭐지?' 싶어서 읽어봤는데 Permit Access라는 말에 뭔가 놓치면 안 될 기회 같았다. 우리의 여행 일정은 2박 3일 (토-월) 일정이었고, 저 안내 패널을 본 건 토요일 밤이었다. 친구는 다음에 와서 가자고 신청하지 말자고 했지만 내 인생에 Zion national park 다시는 없다며 굳이 굳이 우겨서 lottery를 넣겠다고 했다.
Angels Landing: Winter (Hikes on December 1 - February 28), Zion National Park - Recreation.gov
Explore Angels Landing: Winter (Hikes on December 1 - February 28) in Zion National Park, Utah with Recreation.gov. Zion National Park is piloting a permit program to hike Angels Landing. The program provides a fair process that will improve visitor experi
www.recreation.gov
지금은 겨울 시즌이라 경쟁률이 빡세진 않았다. 일요일 오전에 월요일 날 산행할 수 있는 lottery를 참여하면 그날 오후에 결과가 나온다. 가격은 $6. lottery를 넣을 때, 자리가 다 차지 않았기 때문에 내일 무조건 갈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오후에 permit을 받고서 월요일 아침 일찍 알람을 맞춰놓고 잠이 들었다.
우리는 트레일 바로 앞 주차장에 차를 댔는데 오전 7시 20분쯤 도착했을 때 우리가 마지막 파킹 스폿을 차지했다. 약 5대 정도밖에 차를 댈 수가 없어서 트레일 가까이에 차를 대려면 일찍 와야 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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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자마자 나오는 경사구간. 고개를 들어서 저기 끝까지 가면 되나? 했지만 저 꼭대기에 오르면 더 큰 난관이 가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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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평지 구간을 지나 이 헬 구간이 또 나온다. 배가 너무 고파서 중간에 사과 먹으면서 걸었더니 여기서 너무 고생했다. 역시 하이킹 전에는 배를 든든히 채우고 시작해야 한다. 걸으면서 먹었더니 여기서 체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래도 느리게라도 계속 걸어가면서 이어나갔다. 사진 정리하다 보니 중간에 지쳐서 찍어 놓은 사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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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헬 구간을 지나면 안내 패널이 놓인 구간이 나온다. 이곳부터는 permit 없이는 못 간다는 말. 우리가 들어갈 땐 아무도 없어서 "뭐야 그냥 갈 수 있네"하고 지나갔는데 하산할 때 보니까 Park Ranger 한 명이 앉아서 permit을 일일이 체크하고 있었다. 그리고 펼쳐지는 마지막 헬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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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 안 갖고 왔으면 큰 일 날 뻔 했다. 저 체인을 잡지 않으면 걸을 수 없는 수준의 경사다. 심지어 체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네 발로 기어서 올라간 구간도 꽤 있다. 진짜 중간에 "와 진짜 이거 누가 오자 그랬냐!!!"라고 소리치면서도 내가 오자 그래서 중간에 포기할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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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진짜 경치는 대박이었다. 두발이든 네발이든 기어 올라와서 저 경치를 내려다볼 때의 기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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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정상에 올랐을 때는 약 9시쯤. 다행히 해가 돌 위로 떠오르기 전이라 크게 눈 부시게 정상에 도착하진 않았다. 사진 찍고 경치 즐기다 보니 서서히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고 조금만 늦었어도 해랑 마주보면서 네발로 기어야 하는 상황에 놓일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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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9시 반을 넘어 도착하는 사람이라면 많이 더울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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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 진짜 Zion National Park를 간다면 꼭 가야 하는 곳인 것 같다. 하지만 lottery를 한다는 건 성수기에 그만큼 경쟁이 빡세다는 거겠지...? 우리는 셔틀도 운행 안 하는 비수기 겨울에 갔었어서 운이 좋았다.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규모는 작았지만 그랜드캐년의 축소판 느낌에 세상 힘든 하이킹 코스까지 있어서 즐길거리가 많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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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후기 보면 2~6시간 걸린다는데 우리는 총 3시간 26분이 걸렸다. 열심히 하이킹하고 숙소에 돌아와 컵라면 한 그릇 해치운 뒤에 체크아웃하니 시간이 딱 딱 맞았다. 너무 뿌듯해서 기념품 샵에서 "I hiked Angels Landing" 배지랑 티셔츠도 사 왔다. 내가 이제껏 올라본 산 중에 가장 힘든 건 한라산이었는데 그 정도는 아니지만 짧고 굵게 힘들게 등산하기 좋은 코스였다. 언제 다시 또 갈 진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 번은 다시 가보고 싶은 코스! 다음엔 여름에 가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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