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도 험난한 과정을 거쳐 드디어 인턴십을 구했다.
한국에서 개발자 경력 4년 4개월을 갖고서 커리어 전환 해보겠다고 떠난 석사 유학길에서 결국 인턴십은 내가 하던 일로 구했다.
이미 한국에서 내 동기들은 경력직 이직으로 연봉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와중에 나는 고작 인턴십이라니,,
라는 생각으로 콧대 높게, 안일하게 생각했던 인턴십....
지금은 '무슨 경험이든 소중하니까 감사히 일하겠습니다' 마인드다 ...!
250개가 넘는 인턴십에서 고배를 마실때도
항상 나는 내가 운이 좋다는 사실을 알고있었기 때문에
"난 럭키걸이라 여름에 인턴 구할거야^^"라며 정신 승리를 하곤 했다.
어쨌든, 결과는 제목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턴십을 구했다.
인턴십을 할 수 있단 사실을 3월 초순에 구두로 들었지만 오피셜 오퍼 레터는 오늘, 5월 17일이 되어서야 받을 수 있었다.
당장 또 여름 인턴십이 끝나면 내년 여름 인턴십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겠지만 지난 8월부터 오늘까지 과연 어떠한 과정으로 인턴십을 얻었는지 나도 한 번 되돌아보고 싶어서 오래간만에 티스토리에 들어왔다.
(물론 나의 석사 1학년 마지막 숙제를 앞둔 시점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져서 티스토리를 꺼내들었다는 게 더 맞는 소리다)
8월: 미국 도착, 인턴십을 벌써 구했다고?
내가 미국에 도착해서 OT를 갔던 것은 바야흐로 지난해 8월 18일쯤.
Graduate Happy Hour에서 만난 어떤 한 아이가 자기는 내년에 아마존으로 인턴십을 간다고 했다.
아니, 미국 도착해서 기숙사에 짐 푼지 4일 됐는데 내년 인턴십이요?
물론 아예 모르고 있었던 사실은 아니다. 한국에서 봤던 유학생 유투버들이 종종 미국은 인턴십을 1년 일찍 구한다는 소리를 얼추 듣긴 했는데 그 케이스를 눈 앞에서 보고 있자니 갑자기 위기감이 몰려왔다.
그래서 그 날 엑셀 차트를 만들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빅테크들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인턴십에 지원을 했다.
왜냐? 난 여기에 실리콘 벨리, 빅 테크만 가기 위해 왔으니까.
고거시 나의 유학의 목표이자 꿈이니까!
그렇게 세 군데 딱 지원하고 쟤도 이미 인턴십 확정 났으니 '나도 다음 주 쯤이면 연락이 올라나?' 하고 노트북을 덮었다.
9월: 약간 스크레치 난 자신감
당연히 연락은 오지 않았고 내가 인턴십을 지원했다는 사실도 까먹어 갈때쯤, 학교에서 Job Fest가 열린다는 이메일을 받고 내가 인턴십을 지원했던 사이트에 들어가봤다.
'Under Review'만 떠있는 것을 확인하고 링크드인에 들어가서 다른 곳들도 지원해보기 시작했다.
학교 Job Fest Preparation Workshop에도 다녀오고 친구들이 나의 비루한 레주메도 공개 처형으로 수정해주기 시작했다.
북적북적한 Job Fest에서 프린트 해 간 레주메도 뿌리고 이 날 참석했던 회사 인턴십에 지원도 하면서 약 20개 정도 지원을 했던 것 같다.
이쯤되면 이제 인턴십이 구해질때도 됐는데 뭐가 이리 안구해질까 싶은 마음으로 약간 자신감이 깎였다.
10월: 누가 이기나 해보자
사실 나는 전공을 확 틀었던 계기로 첫 직장도 취준을 시작해서 처음으로 지원한 회사에 덥석 붙어서 다닌 케이스다.
그것도 추가 합격이었기 때문에 (심지어 교육 시작하고 3일 뒤)
고민할 겨를도 없이 전화 받자마자 "넵"하고 바로 교육에 참석하고 그렇게 한 회사에서 4년 4개월을 다녔다.
'취준'이란걸 제대로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인턴십도 이렇게 빡셀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유학을 떠나기 전에 진짜 이 길이 맞나 고민이 들어서 경력직 이직을 준비했던 그때도
'외국계 빅테크' 아니면 안 가 마인드였기 때문에 두 군데를 지원했고 보기좋게 떨어졌다.
그때도 '이건 유학을 가라는 계시다!'하고 불합격을 유학으로 덮으며 정신승리하며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고작 20개 정도 떨어진 것 뿐인데 인생을 돌아보게 만들다니....라는 생각으로
어디 한 번 누가 이기나 해보자 라는 마인드로 링크드인에 보이는 아무 회사에 마구잡이로 인턴십을 넣기 시작한다.
그렇게 중간고사-기말고사-인턴십 마구 뿌리기의 굴레에 빠지며...겨울 방학을 맞이하게 된다 ....
아마 이때까지만 해도 너무 한국인이었던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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