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봄 학기 시작
마이애미 + 크루즈로 씬나는 겨울 방학을 보낸 뒤 봄학기를 맞이했다.
아니 나 진짜 겨울 방학동안 인턴십 못 구한거임 지금?
이라는 생각이 확 들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마이애미에서 혼자 사흘을 보낼 때 하루에 인턴십 20개 넣기를 했기 때문에
지원 횟수만 100개를 넘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엑셀 왼쪽 컬럼에 100이 넘어가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은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분명 LinkedIn도 HandShake(학교 경력개발센터랑 연계된 구직 플랫폼)도
엄청나게 많은 software engineering internship 공고가 올라오기 때문에
이중에 하나는 걸리겠지라는 마인드가 있었지만
구직을 시작한 반 년 동안 하나도 구해지 못했다니?!
아무런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3 coding test, 1 phone call / 100 이었다.
코딩테스트는 아무나 다 주는거라더라 vs 그래도 한 번의 스크리닝은 거쳤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어찌됐든 나는 코테를 인생에서 한 번도 준비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떨어졌다.
2월: 사상을 뜯어고쳐야 한다. 나는 미국에 있다!
내가 이때까지 혼자 고군분투했던 방법이 이때까지 먹히지 않았다면
이제 나의 방식을 뜯어 고칠때가 됐다.
과연 미국 사람들은 어떻게 인턴십을 구하는가에 대한 분석을 하기 시작했다.
분석이랄 것도 없는게 그냥 "네트워킹"이 다라고 보면 된다.
네트워킹.. 네트워킹..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지만 도대체 그걸 어떻게 하는 것인지, 왜 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그놈의 네트워킹을 어떻게 한 건지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네트워킹" 도대체 그게 뭔데!
1. 내 주변에 나를 도와줄만한 인맥이 있는가?
2. 그 인맥이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인맥을 만들어야한다.
결국 내가 했던 모든 구직 활동은 네트워킹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인생을 착하게 살아야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본다.
하나씩 분석해가며 내게 있었던 일을 정리해보자.
1. 내 주변에 나를 도와줄만한 인맥이 있는가?
내가 인턴십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는 사실을 나의 친구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하루는 이런 일이 있었다.
친구들이
너 인턴십 구하기 위해서 교수님에게 연락해봤어? 라는거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게 과연 옳은 방법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한국에서 교수님이라 함은,, 내 이름을 모르는게 당연하고 강의으로만 연결된 존재이기 때문에 그분들께 '취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 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친구들이 네트워킹 중에서 가장 강력한게 교수님이라며 교수님들께 우선 메일을 뿌리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무슨 내용으로 보내?라고 물었더니
- 교수님, 저는 요런 분야에 관심이 있습니다
- 혹시 알고 계신 인턴십 기회가 있는지
- 아니면 제가 요런요런 분야로 관심이 있는데 아시는 인맥 중에 저에게 소개해 주실 만한 분이 있는지
이런 식으로 메일을 쓰라고 했다.
내가 아는 교수님 총 다섯 분께 이메일을 쓰고 나의 레쥬메를 첨부해서 보냈다.
세 분은 지금 내가 수업을 듣고 있는 교수님이었고 나머지 두 분은 조교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이었다.
지금 시장 상황이 워낙 어렵다 보니
2 씹음, 2 답장 + 미안, 1 답장 + 또 다른 추천
결과가 돌아왔다.
1 답장 + 또 다른 추천 의 의미라 함은,
교수님이 레쥬메를 읽어보시고는
"내 생각엔 너 경력이 뫄뫄 교수님이 흥미 있어 하실 것 같은데 그분께 연락해보는게 어때?"라고 답장을 주신 것이다.
그렇게 이 친절한 답장은 훗날 나에게 인턴십을 안겨주게 된다.
요건 이야기가 기니까 따로 적어야겠다.
2. 그 인맥이 도움을 주지 못한다면 인맥을 만들어야한다.
2-1. 학교 동문(Alumni) - Network USF
우리 학교는 Network USF 라는 웹사이트가 있다.
정말 말그대로 "네트워킹"만을 위한 웹사이트다.
나도 나중에 잘 되면 나의 프로필을 올리려고 한다.
여기에서 나랑 전공이 비슷한 분을 추천해주는데
그 분들에게 보다 쉽게 연락할 수 있도록 자동완성 기능까지 제공한다.
이렇게 네트워킹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웹사이트에서 약 20명 정도에게 메세지를 보내보았다.
세 분 정도가 답장을 주셨는데 아무래도 시장상황이 어렵다보니
말은 해보겠지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어라.. 라는 말이 돌아왔다.
2-2. 학교 동문(Alumni) - Hackathon
4월 초, 학교에서 해커톤이 열렸다.
내가 해커톤을 참가한 이유는 단 하나,
extra credit이었다.
Intro to AI 랑 Data Structures and Algorithms 수업에서 extra credit을 주신다길래
상은 됐고 그냥 참가만 하자 마인드로 별로 친하지도 않는 애들이랑 팀을 급조해서 나가게 됐다.
해커톤이 네트워킹과 무슨 연관이 있나 싶지만 학과 행사에는 보통 Alumni들을 부른다.
프로젝트 개발 이외에도 Workshop session에 참석하면 extra point를 준다고 해서
팀 멤버들이 한 명씩 돌아가면서 참가했다.
내가 맡은 세션은 Workshop #2: Alunmi Panel 세션이었다.
이때의 화두도 단연 "네트워킹"이었다.
아무래도 5월 졸업을 앞둔 seniors 애들이 제일 많이 참석했는데 이미 인더스트리에서 일하는 입장으로 온 다섯 명의 패널들이 돌아가면서 답을 하는 형식이었다.
다섯 명의 패널과 10명도 안되는 학생들이 방에 있어서 그런지 되게 진솔하게 질문과 대답이 오고갔다.
"과연 네트워킹이란 무엇인가?"부터 시작해서 자신들이 어떻게 네트워킹을 했는지까지 공유해주었다.
이 패널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그래도 링크드인 메세지를 보낼 때
-아무리 복붙 하더라도 이름은 신경써서 보낼 것
- 메세지에 주제를 담을 것
이었다.
그래서 나도 이 날 워크샵을 참석한 후에 다섯 명 모두 링크드인 추가를 하고 메세지를 보냈다.
다짜고짜 메세지 보내면 너무 뜬금없으니
"나 DevOps에 관심이 있는데 아무래도 이쪽 분야는 학과 수업 만으로는 배우기 힘든 것 같아요.
일 하는 입장에서 그쪽으로 조언해 줄 수 있는 말이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메세지를 보냈다.
그리고 다섯 명 중에 감사하게도 한 명이 나랑 관심있는 분야가 겹쳐서 메세지를 주고 받다가 커피챗도 했다.
이런 식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커피챗도 하고 라포를 형성하는 것이 바로 네트워킹인가 싶었다.
2-3. 친구의 친구라도 친하게 지내자!
하루는 친구의 새로운 룸메가 software engineer라는 사실을 듣게 됐다.
친구들이
인화, 뭐해, 네트워킹 해야지!
라고 계속 강조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도대체 그게 뭔데? 라는 생각이 강해서 그 친구 인스타그램을 물어보고 DM을 보냈었다.
그리고 폰 번호 정도 물어보고 혹시 인턴십 구하는데 조언 있냐 물었더니
Zoom으로 30분 정도 레쥬메 보고 어떻게 인턴십 구했나 이런저런 대화만 오고갔다.
애들이 중간 점검으로
걔랑 네트워킹 잘 하고 있니? 묻길래
줌으로 30분정도 대화 나눴어~라고 했더니
아니 그게 다야? 레퍼럴은? 어떤 조언 얻었는데?
꼬치꼬치 캐묻길래 여기서 뭘 더 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강했다.
친구들이 걔와 주고받은 문자를 보더니
아니 얘가 이렇게까지 적극적으로 너를 도와주겠다는데 왜 너는 가만히 있는거니?
라고 말해서 그 날로 당장 커피챗 약속을 잡아서 만났다.
이 대화의 흐름을 보고 있자면 거의 소개팅 수준이었다.
근데 웃기게도 그 친구와 만나서 커피챗을 하다가 얘도 똑같은 소리를 하는거다.
자기는 학교 career fair 가서 hr manager 프로필을 받으면
거의 소개팅 하는 수준으로 엄청 신경써서 인맥을 만든다는 거였다.
이 글은 순서가 뒤죽박죽이지만 이렇게 하나씩 깨쳐가기 시작한... 네트워킹의 개념이었다.
2-4. Conference 참석
친구들이랑 맥주를 마시다가 뜬금없이 한 친구가
너네 Woman Impact Tech 라는 컨퍼런스 아니?
라고 물었다.
그래서 이름부터 너무 마음에 드는데 도대체 그건 어떻게 가는거냐 물었더니
학생은 무료로 컨퍼런스 참석할 수 있으니 신청 링크를 보내줬다.
여담이지만 이거와 연관해서 알게된 사실인데,
학생들은 보통 이런 컨퍼런스에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
심지어 Grace Hopper Conference는 이런 Women in Tech에서 최고 존엄인 행사로 구글에서 Anita.org 라는 장학금까지 있다.
우리 학교에서 이 장학금으로 구글 인턴십까지 얻은 애도 있다.
나도 장학금을 신청한 상태인데 붙게 되면 이것도 따로 글로 남겨야지.
그렇게 무료 티켓을 친구덕에 얻어 걸려서 행사에 참석하게 됐다.
이미 두 번의 Job Fest 경력으로 회사 부스에 가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이 익숙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뭔가 이 날은 당장의 인턴십 보다는 미래의 인맥(?)을 더 신경 썼던 날이었다.
이런 컨퍼런스에 가면 Woman Impact Tech 전용 Career Registration?이라고 해야하나
이 날 참석한 사람들에게만 열리는 링크가 있는 회사들이 많았다.
그리고 조금 규모가 작은 회사 HR 매니저들이 말하길,
자기 회사는 구직 내용을 링크드인까지 안올리고
그냥 자기 링크드인 피드에 올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자신들의 링크드인을 공유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이것 또한 네트워킹이구나...!
라는 생각이 씨게 들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사람들의 링크드인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너무 랜덤하게만 얻으면 안되니까 한 부스에서 링크드인을 추가하고 나면
방금 나눴던 대화의 특징적이었던 부분을 기록한 다음에 다음 부스로 넘어갔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링크드인 메세지로 그 특징과 함께 메세지를 보냈다.
비록 아직까진 인턴십 오퍼가 들어왔다거나 의미있는 구직 활동은 없었지만
부스에서 강조하며 들었던 부분이
"혹시 우리 회사에 지원하게 되면 나한테 메세지 보내~"라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나의 링크드인에 영혼을 갈아 넣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런 컨퍼런스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의미있는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깨달았다.
'대학원생 라이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Internship] CPT를 신청해 봅시다 (4) | 2023.05.23 |
---|---|
드디어. 구했다. 인턴십 (3) (0) | 2023.05.18 |
드디어. 구했다. 인턴십. (1) (0) | 2023.05.18 |
[Teaching Assistant] 드디어 얻게된 SSN (0) | 2023.03.06 |
2022 Job FEST ! (feat. 나의 소중한 이웃들) (2) | 2022.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