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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라이프

매달 첫 번째 목요일은 SF MoMA 무료 입장! (무료 티켓 받는 법)

샌프란시스코에 살다보면 박물관, 미술관 무료 입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매번 가야지~ 가야지~하다가 드디어 가게 된 SF MoMA 무료 입장!
 
작년 봄 쯤에 친구랑 돈 내고 한적하게 다녀온 이후로 꼭 다시 한 번 더 가고 싶었는데 수업 끝나고 급 삘이 꽂혀서 다녀왔다.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사람이라면 매주 첫 번째 목요일에는 샌프란시스코 현대 미술관 입장이 무료다.

무료 입장권 받는 방법

https://tickets.sfmoma.org/tickets/
1. 입장하려는 날짜 클릭

이번 주 토요일도 무료구나? 사람 진짜 터져나갈듯

2. GA 클릭

 
3. Promo Code에 본인이 사는 동네 우편 번호 입력

 
4. Free Ticket 중 카테고리에 맞게 수량 선택

 
5. 로그인 or 회원 가입 없이 티켓 구매하면 이메일로 pdf 날라옴

6. 미술관 가서 별도의 표 구매 없이 표 찍고 들어가서 관람하면 끝!

무료 입장이라 그런지 사람이 대박 많았다

저기 사람들이 오른쪽 귀퉁이 쯤에 줄 서 있는 곳이 코트 체크, 무료다.


MoMA Audio

 

Audio

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

www.sfmoma.org

미술관에서는 특정 작품들을 설명해주는 오디오 서비스가 있다.
이어폰 또는 에어팟은 코트 체크할 때 따로 빼놓고 맘에 드는 작품 앞에 앉아 오디오 듣는 것도 미술관을 즐기는 방법 중에 하나다.
이거 듣느라 작년에는 6시간 넘게 걸렸다.


 
작년에 봤던 그림들이 하나씩 떠오르면서 다시 보는 재미도 있고, 
저번 에는 보지 못했던 작품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나는 작년에도 3층에 있는 추상화 전시를 제일 좋아했었다.
작년에는 꼭대기층부터 내려왔는데, 마지막으로 추상화를 보러왔더니 너무 다리가 아파서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올해는 반대로 2층부터 관람 시작했다.

내가 그 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리 크라스너 작품

작년에는 이 그림을 볼 때 뭔가 검은색이 계속 눈에 들어와서 미국에서 맨날 스몰톡하면서 웃는 이면에 숨겨진 내 모습 같았는데 오늘은 하얀색이 계속 눈에 들어왔다. 어찌나 하얀색을 역동적으로 표현해 놓았던지.... 자세히보면 사진이 담아내지 못하는 하얀색 물감이 물보라 같아서 굉장히 밝고 경쾌한 느낌이 든다. 역시 이 그림 하나만 보러 와도 되는 그런 작품...... 작년에는 '여성과 예술' 수업 시간에 배웠던 작가라 이름을 기억하고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면 나의 샌프란시스코 생활을 작품으로 표현하라면 이 그림으로 나타내고 싶다.
 


Pat Steir - Three Pointed Waterfall

이어 3층에서 또 마음에 들었던 작품.
작년에 이 그림이 있었나? 싶었는데 오늘 내 눈을 잡아끈 작품이었다.
그냥 저런 역동적인 물감의 형태가 오늘은 맘에 드는 날이었나보다.


김환기 작가의 작품도 있다

김환기 작가가 "서울"을 언급하며 작품 설명에 적혀있엇는데 저 빽빽하게 들어선 네모안의 점들이 서울의 판자촌을 떠올리게 하는 것일까...?

너무 맘에 들어서 엽서도 사왔다

김환기 작가 그림 옆에 걸려있던 그림
사진에선 색감이 좀 어둡게 나왔는데 직접 보면 진짜 모퉁이가 너무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뭔가 판도라의 상자에서 아름다운 인간의 본성들이 쏟아져나오는 그런 느낌이랄까?
가까이서 보면 가운데 되게 어지러우면서 칙칙한듯 하면서도 엉망으로 느껴지는 느낌이 있는데 모서리를 보면서 위안을 받는 그림이었다.
저렇게 흘러내리는 것도 가까이서 보는 약간은 흉측한데 멀리서 전체적으로 보면 참 아름다워서 계속 보게됐다.


뭔가 따뜻한 느낌의 작품 같아서...? 사랑을 표현한 것 같았다

지금 SF MoMA에서는 추가 요금을 내면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을 볼 수 있는 특별전을 하고 있다.
퇴사하고 제주도에 갔을 때 '거울의 방'도 가고 호박도 보고,
인천 파라다이스에도 야요이 쿠사마 작가의 호박이 있어서 나에게도 친숙한 작가다.

줄이 엄청 길다
뭔가 이 호박은 덩그러니 있다기 보다는 관람객을 안아주는 느낌이 든다
사람 아무도 없을 때 한 컷

우리나라에 있는 호박과는 조금 다르게 넓게 퍼져있고 놀이터 같기도 하다.
한국에서 본 호박 시리즈들은 모두 덩그러니 하나만 뚝 놓여있었는데 이 버전은 꾸불꾸불한 호박들이 타래를 이루고 있는 느낌이다.
마치 한국과 미국의 차이를 보는 것 같달까....
혼자 꿋꿋히 이겨내야하는 한국의 호박과 달리 손 잡고 다같이 어우러져 크든 작든, 휘어지든 곧게 퍼져있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그런 모습 같았다.


뭔가 무서우면서 계속 봤던 작품. 작가 이름이 기억이 안나는데 비..?어쩌고 였던거 같다

거꾸로 된 사람
여기도 거꾸로 된 사람

처음에는 강렬한 색감과 터치때문에 오디오 설명을 듣게 됐는데 알고보니 사람이 있었다.
독일 작가로 세계2차대전과 관련해 작품을 설명하는 듯했는데 너무 무서운 그림이었다.
심지어 아내를 모델로 그렸다는데.... 진짜 전쟁의 공포를 표현하는 작가 같아서 찍어뒀다.


해리포터에 나오는 장면 같아서...? 마법본부였나 그 가루 뿌려서 내려오는 거기 같다
그림자까지 너무 아름다운 작품. 부자되면 우리 집에 걸어두고 싶다
색 조합이 너무 이뿌다!
앙리 마티스 그림

이 그림은 사진에는 잘 담기지 않았는데 실제로 보면 색감이 정말 예쁘다.
진짜 육성으로 '아우 어쩜 이리 색이 이뻐' 감탄하면서 봤던 작품.
그러다 작품 설명 보고 빵 터진 작품

... however, through his use of bright colors and seemingly hasty, sketchy brushwork, which some critics decried as an insult. When asked what color dress Amélie was wearing when the portrait was made, the artist is said to have replied,
"Black, of course."

 
이렇게 따뜻하고 아름다운 색깔을 입혀두고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아멜리에의 드레스 색은 검은색이었다고 말하는 마티스의 쪼가 멋있게 다가왔달까. 아멜리에의 드레스가 검은색이든 아니든 그건 중요치 않고 저렇게 다채로운 색의 조합으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작품에 빠져들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리 크라스너 작품에 이어 볼때마다 기분이 좋은 작품!


이렇게 MoMA는 어쩌면 우리에게 조금은 어려운 '현대 미술'을 잔뜩 가져다 놓았음에도 사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오디오 설명도 나름 음악, 나레이션, 자세한 설명으로 친절하게 다가오고,
중간 중간 층에 테라스도 있고 카페도 있어서 놀면서 쉬면서 감상하기가 가능하다.
 
미술을 좋아하는 관광객이라면 하루를 꼬박 할애애도 정말 갈 만한 곳.
다음 달이든 몇 달 뒤든 또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