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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 라이프/고민

대학원 마지막 한 학기를 앞둔 정리

이번 학기는 생각보다 쉬엄쉬엄 흘러갔…다라고 이제야 말할 수 있다.
사실 10월까지는 고통스러웠다. 광활한 옐로우스톤의 자연 앞에서 와이파이 찾아대며 미팅을 해야하는 그 심정이란…
9, 10월은 억울함으로 삐딱선 타던 나날이었다.

이번 학기에 내가 핸들링 해야했던 일들:

  • Master’s Project
  • Cloud Computing
  • MLH Fellowship

간단히 보면 이 세 가지 뿐이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얻어낸 마스터 프로젝트였지만 쏟아지는 미팅 스케줄로 주 30시간 가까이 일하는 것 같았다.
Cloud Computing이 그나마 내가 재밌어하는 수업이라 과제도 즐겁게 했다만,
MLH fellowship은 나의 기대와 달리 Front-end open source 프로젝트가 주어지는 바람에 6주 만에 그냥 그만두었다.

아빠랑 추석 라운딩 때

9월에 한국에 갔을 때, 새벽 2,3시면 일어나서 쏟아지는 미팅 스케줄에

오래간만에 한국에 왔는데 왜 내가 새벽같이 일을 해야하지?
내가 이거 잘 한다고 대체 뭐가 주어지지?
나는 지금 인턴십에 풀타임까지 얻어냈는데 이렇게까지 고생해야하나?
진짜 부정적인 생각으로만 가득했던 날들이었다.

하필이면 내가 한국에 있을 때 가장 바쁜 날들이었달까.
막 프로젝트가 시작하던 차에 모든게 자리 잡기 전인 그때, 정말 고통스러웠다.

Yellowstone

그렇게 정신없이 바쁘게 흘러가는 와중에도 꽤 많이 돌아다니기도 했다.

  • 9/4~22 한국
  • 10/3~7 Yellowstone
  • 10/7~15 Philadelphia GHC
  • 11/14~18 LA Camp floggnaw
  • (예정) 12/10~13 Denver
  • (예정) 12/14~18 Las Vegas
  • (예정) 12/20~22 Ski to Lake Tahoe


바쁘다고 해서 안 논 건 아니지만
바쁘다는 합리화로 12월에 미친듯이 잡아놓은 여행 스케줄 봐라….

꼭 가보고 싶었던 GHC

이번 학기는 기말 시험 이런거 하나 없이 총 4개의 PT를 끝내야한다.
그래서 그냥 땡스기빙 전에 2개를 쳐내고 남은 2주간 일주일에 하나씩 해내기만 하면 된다.
마음에 여유도 좀 갖고 한 학기를 반추하는 시간을 가지는 거 보면 부정적인 기운도 조금은 가셨나보다.

그리고 이번 한 학기동안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 Full-time offer & Sign
  • Internship offer from master’s project


배부른 소리일수도 있겠지만 마스터 프로젝트에서 인턴십 제안을 주었을 때, 진짜 이걸 받아야하나 고민했다.
3년 짜리 프로그램에 있는 두 번의 여름방학을 모두 인턴십을 하며 보냈고, 마지막 학기 남은 2학점은 또 풀타임 인턴십에다 써야한다.

또 옐로우스톤

마지막 학기는 정말 Direct Study 등록해서 쉬엄쉬엄 공부하면서 놀다가 졸업할 생각이었는데 역시 나는 일복이 터졌나보다.

나름 안락했던 숙소

인턴십을 2년동안 500개 가까이 넘게 지원하면서 그렇게 간절하던 1승이었는데 풀타임 받고나니 이제는 일이 나를 안 놓아주는 아이러니….

잠시 고민하는 이틀이었지만 돈벌어서 한 달 반 찐하게 놀자고 생각을 바꿔먹었다.
그리고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환율이 치솟는 바람에 달러를 벌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Camp Floggnaw 해질녘

미국 생활 3년차에 접어드는데 벌써 4번째 I-20라니.
이러면 OPT에 STEM OPT까지 하면 I-20가 7개까지 가려나…?
Full-time CPT가 365일을 안넘기면 된다고 해서 데이 카운팅을 해봤는데 학교를 다니는 동안 풀타임으로 총 272일의 일을 한 셈이 된다.

학교다니면서 마냥 돈만 쓴게 아닌 것에 칭찬한다 내 자신.

Camp Floggnaw 그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먼 미국 땅에 와서 외국인으로 이렇게 살아가나 현타를 씨게 맞는 날들도 가끔 있지만,
이렇게 글을 남길 수 있는 것도 한국에 있었다면 절대 경험해보지 못할 즐거움이었겠지.

역시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타입이라지만 2년 반 동안 학생으로 살아보는 것도, 극강의 스트레스를 받아보는 것도, 인생에 여러 고민을 해보는 것도, 돈에 쪼달리면서 전전긍긍 해보는 것도 나름 해볼만하다.

Battery Spenser

다음 학기 풀타임으로 인턴십으로 일을 하다보니 학생으로서의 삶은 거의 마무리가 된 듯 싶다.
물론 다음 학기 한 수업을 청강할 계획이긴 하지만 일주일에 하루 학교가서 수업듣고 있겠지.

2년 반의 대학원 생활, 힘들었지만 재밌었다!